광주광역시 한 전구공장에서 발생한 수은 유출 사고와 관련해 시에 비상이 걸렸다. 시가 발표한 내용과 환경단체의 주장이 상반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광주광역시와 광주시보건환경연구원, 광산구, 영산강유역환경청 등 4개 기관이 지난 7일부터 ‘남영전구 수은 유출사고’ 합동 정밀조사에 들어갔다. 시는 그동안 보건환경연구원에 요청해 풍영정천 등 3개 지점에서 수질 시료를 채취하고 공장 부지내 6개 지점에서 토양 시료를 채취해 검사한 결과 수질에서는 불검출 됐지만 2개 지점의 토양에서는 수은이 기준을 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발표한 바 있다. 하지만 노동자가 수은중독에 걸린 사건이 발생한 공장 지하에 버려졌던 수은이 수로로 유출됐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환경단체 등이 강한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시의 조사 결과 발표와 정면으로 배치되는 주장이기 때문에 광주시가 곤혹을 치루고 있는 대목이다. 광주환경운동연합은 "전구공장 노동자 수은중독과 관련, 해당 공장 지하실 메움공사 현장에 투입된 근로자들에게서 수은이 수로로 유출됐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주장이 나왔다"며 "영산강유역환경청은 현지조사에서 유출된 수은의 양이 3㎏ 정도로 추정하고 있지만 근로자들은 발이 반쯤 잠길 정도로 많은 양이 흘렀다는 증언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환경운동연합은 또 "당시 지하실에는 바닥을 가로지르는 수챗구멍이 있었다고도 말했다"며 "이는 지하실 내부에 배출시스템이 존재한다는 증거로 수은이 외부로, 특히 하천으로 배출됐을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하고 있다. 더 큰 문제는 공장 측이 불법 매립한 수은으로 인한 토양오염 의혹이다.이는 지난 3일 광주시가 발표한 "조사 결과 업체의 지하실 바닥은 콘크리트로 돼 있어 수은이 인근 하천이나 영산강으로 누출됐을 가능성은 없는 것으로 판단했다"는 입장과 배치되는 주장이다. 광주시는 이에 대해 "바닥만 파여 있을 뿐 외부로 유출은 되지 않았을 것으로 보고 있다"며 "하천 5개소의 시료와 토양 6개소의 시료를 채취해 오염도 검사를 의뢰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시는 또 “광산구에 토양 정밀조사 명령을 요청하고 지난 6일 보건환경연구원과 정밀조사에 나서 공장 안팎의 배수로 맨홀과 풍영정천 주변 10개 지점의 퇴적물을 채취했다”며 “공장 내 배수로 맨홀을 조사하던 중 1개 지점에서 수은이 확인됨에 따라 광산구와 영산강유역환경청에 통보해 합동으로 수은을 수거하고 수질과 토양 시료를 채취토록 조치했다”고 해명했다. 특히 시는 7일 영산강유역환경청과 관계기관 합동회의를 갖고 수은 유출 원인을 확인하기 위해 굴삭기를 동원, 사업장 내부 배관조사 등 원인 조사를 시작하고 광주시와 광산구, 보건환경연구원은 공공수역 유출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공장에서부터 장수천과 풍영정천까지 이어지는 배수로 맨홀의 토양과 수질 시료를 채취해 추적조사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8일에는 형광등 생산라인에 근무했던 근로자와 철거 근로자 등을 대상으로 수은 유출 경위를 파악 중에 있으며 향후 채취한 시료 분석결과 공공수역에 불법 유출이 확인될 경우에는 사업장 고발과 함께 퇴적물 수거 등 영산강수계로의 확산예방 대책을 신속히 추진할 계획이라는 것이 광주시 설명이다. 현장을 둘러본 윤장현 시장은 “과거 수은공정 근무자들과 철거 작업자들이 한명도 빠짐없이 건강진단을 받을 수 있도록 노동청에 협조를 요청하고 유독물 관리기관인 영산강유역환경청과 수질오염사고 관리기관인 광주시, 광산구가 협력해서 신속히 원인을 규명해 추가 노출과 하천 확산 예방에 힘써 달라”고 당부했다. <저작권자 ⓒ 경인통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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