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향리에서 평생을 살아왔던 9명의 삶이 각각 9권의 책으로 발간된다화성여성회, '매향리 주민생애사 아카이브' 첫 모임 갖고 본격 출발
[경인통신=이영애기자] 경기도 화성시 매향리 주민들의 삶이 책이 되어 나온다.
'매향리 주민생애사 아카이브 구축' 프로젝트가 지난 12일 화성드림파크 내 농가레스토랑에서 첫발을 뗐다. 화성여성회가 주관하는 이번 사업은 경기도 비영리 민간단체 공익활동 지원사업이다.
한미경 화성여성회 대표는 “미공군폭격장이었다가 이제는 평화생태공원으로 변모한 매향리를 모르는 주민들은 거의 없다”며 “그 거대한 역사적 공간 속에서도 하루하루 삶을 꾸려간 것은 바로 평범한 매향리 주민들이었다. 그 이야기를 남겨보자는 것, 그것도 전문 작가들이 아니라 지역에 사는 우리 주민들이 직접 남겨보자는 것이 이번 사업을 시작하게 된 계기”라고 설명했다.
화성시 전역에서 모두 9명의 주민들이 '시민 작가'로 자원했다. 이날 첫 모임은 △전만규 매향리평화마을건립추진위원장의 '매향리의 역사' 이야기 △권민진 전 꿈틀기억의책 편집장의 '생애사 아카이빙 어떻게 할까' 교육 △매향리 주민들과 시민 작가들 간의 첫인사 자리로 진행됐다.
권민진 전 편집장은 “우리는 실제로 책을 만들고 전시회를 할 거다. 이 자리에 오신 분들은 이미 작가다”라며 “자서전을 쓰기 위해서 가장 필요한 것은 '용기'이고 가장 중요한 도구는 '존중'이다. 지금 함께 느끼는 이 약간의 설렘과 두근거림으로 끝까지 모두 함께 가보자”라며 구체적인 자서전 쓰기에 대해 교육했다.
“위원장이 나와보라고 해서 나오긴 했는데, 내가 뭐 대단한 사람이라고 자서전이 나올 수 있을까요?”, “할 말도 없는데 무슨 이야기를 꺼내놓아야 하나 걱정스럽네!”라는 등 앞으로 자서전의 주인공이 될 9명의 주민들 얼굴에는 설렘이 묻어났다.
시민 작가로 참여한 홍성규 화성노동인권센터 소장은 "자서전의 주인공보다 사실 더 떨린다. 결과물인 책보다도 앞으로 이야기를 듣게 될 만남과 그 과정이 더 기대된다”며 “끝까지 함께 잘 갈 수 있을지도 살짝 걱정되지만, 아름다운 동행이 되도록 최선을 다해보겠다”고 밝혔다.
'매향리 주민생애사 아카이브'는 앞으로 약 2달 정도의 기간을 예정하고 있다. 매향리에서 평생을 살아왔던 9명의 삶이 각각 9권의 책으로 발간될 예정이며, 그 결실로 10월 말경에 출판기념회와 전시회도 예정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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