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인통신

(기자수첩) ‘빨간 우체통’은 배고프다.

이영애 기자 | 기사입력 2014/05/04 [18:10]

(기자수첩) ‘빨간 우체통’은 배고프다.

이영애 기자 | 입력 : 2014/05/04 [18:10]
일상이 바빴던 지각생(?)이 헉헉 거리며 어린이날과 어버이날을 맞아 편지와 선물을 보내려고 우체국을 노크했다.
아뿔싸! 문이 잠겼다.
발을 동동대며 전화를 걸었다.
업무시간 이외에는 직영업체를 통한 꽃 배달 서비스만 가능 하다라는 기계음만 나온다.
혹시나 하고 수차례 전화를 해봤지만 똑같다. 비싼 휴대요금만 날렸다.
따뜻한 마음을 담은 편지와 택배도 많을 텐데 우체국은 전화를 받지 않는다.
상담원 연결도 되지 않는다.
우정사업본부 콜센터도 마찬가지다.
상담원과는 연결이 되지 않고 앵무새 한 마리가 근무하나 보다.
연휴 기간이라 그런가 
물론 이 분들도 가족이 있겠지만 서운함이 솔솔 피어난다.
내가 어릴 적에는 명절이나 생일 같은 연중행사 때는 우체부(집배원) 아저씨를 무지 기다리곤 했었다.
혹시 서울 간 언니, 오빠가 선물을 보내주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 가방을 메고 정해진 시간이면 늘상따르릉자전거 종을 울리며 신문배달 해 주시던 아저씨를 기다리곤 했었다.
그리고 가끔씩은 나에게도 편지가 배달되곤 했기 때문이다.
아마 요즘은 우리네 어머니, 아버지가 그러하시지 않을까 
이번은 연휴가 길어 해외로 나가는 이가 많아 공항이 분주하다고 한다.
이 분들이 미리 보낸 선물들은 배달이 되었을까 
혹시 중간 어느 곳에서 연휴동안 잠자고 있지는 않을는지!!
병원은 응급실을 통해 24시간 진료한다.
또 마트도, 관공서, 경찰도 비상근무를 하는데...
이 분들도 가족이 있고 여행도 가고 싶고 할 텐데 한 사람이라도 필요로 할 이들을 위해 비상대기 한다.
어느 누가 말했다.
우표 값이 얼마인지 모른다고, 요즘은 손 편지 보내는 이가 거의 없다,,,
또 불황을 겪던 식당 주인들은 양은 도시락 비빔밥이 매출을 급상승 시켰다고 한다.
사람이 배가 부르면 아쉬운 걸 모르는 법!
왜 그럴까  무색하다!
양은 도시락과 손 편지!
같은 시대에 우리네 곁에서 사랑 받던 것들인데 씁씁하다!
빨간 우체통도 배를 채워 줬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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