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인통신

“수원 기생들의 만세운동은 정체성을 찾기 위한 적극적 행위”

수원박물관, ‘3.1운동과 여성’ 주제로 3.1운동 100주년 기념 학술대회

이영애 | 기사입력 2019/02/27 [21:53]

“수원 기생들의 만세운동은 정체성을 찾기 위한 적극적 행위”

수원박물관, ‘3.1운동과 여성’ 주제로 3.1운동 100주년 기념 학술대회
이영애 | 입력 : 2019/02/27 [21:53]


22 수원기생.jpg
수원기생 (자료제공 / 수원시청)

 

 

수원 기생들의 만세운동은 일제에 의해 훼손된 화성행궁에서 치욕적인 건강검진을 받아야 했던 상황에 대한 저항이었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수원박물관이 27일 박물관 세미나실에서 ‘3.1운동과 여성을 주제로 연 3.1운동 100주년 기념 학술대회에서 주제 발표한 이동근 수원박물관 학예사는 수원 기생들의 고향 집과도 같았던 화성행궁을 무너뜨리고 지은 병원에서 성병 검사를 받아야 했던 기생들은 매우 큰 수치심을 느꼈을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일제는 조선의 왕을 상징하던 화성행궁을 의도적으로 무너뜨리고 식민지 행정기구와 병원을 지었다. 1910년에는 정조대왕의 사당이었던 화령전에 자혜의원을 설치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자혜의원은 화성행궁의 정궁인 봉수당으로 옮겨졌고 1923년에는 봉수당을 허물고 근대식 벽돌 병원 건물을 지었다.

 

수원 기생 30여 명은 1919329일 건강 검사를 받으러 가던 도중 자혜의원 앞에서 만세를 불렀다. 만세운동 주모자는 수원예기조합의 김향화였다.

김향화는 기생들의 선두에 서서 병원 뜰 앞에서 대한독립만세를 외쳤다.

 

수원·진주·안성·해주·통영 기생의 3.1운동 참여를 소개한 이동근 학예사는 기생들의 3.1운동은 단순한 의기의 행동이 아니라 일제 식민 통제에 대한 저항이자 자신들의 정체성을 찾기 위한 적극적 행위였다우리 민족이 대한독립만세를 외치며 분연히 떨쳐 일어섰을 때, 기생들은 주저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윤경로 전 한성대 총장은 여성들은 객체가 아닌 주체로서 시대적 상황을 자각하고 스스로 혁명의 주역으로서 일어났다면서 여성들의 참여는 3.1 혁명이 단순한 만세운동이 아니라 남녀의 차이, 계급과 계층의 차별, 나이의 차이를 타파하는 전 민족의 거족적 운동임을 증명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삼일여학교 출신 인물의 민족운동 : 나혜석, 임순남, 박충애, 최문순을 주제로 발표한 정명희 국가보훈처 연구원은 나혜석, 임순남, 박충애, 최문순 등이 독립운동의 주도적 인물로, 또 근대적 엘리트 여성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수원삼일여학교에서 체험 덕분이라며 삼일여학교는 수원지역 민족교육의 산실 역할을 했다고 설명했다.

 

염태영 시장은 기록되지 못한 여성 독립운동가의 역사를 발굴하고 다음 세대에 전하는 것은 현재를 사는 우리의 의무이자 책임이라며 후손들이 그들의 희생과 헌신에 감사할 수 있도록 더 많은 여성 독립운동가를 발굴하겠다고 말했다.

 

  • 도배방지 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