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인통신

유은혜 의원, “외국어고 교육과정‧진로 점검 절실”

서울‧경기‧인천 외고생 2015 수능서 전공어과 9.3%, 영어과 16.9% 타 과목 응시

조홍래 기자 | 기사입력 2015/09/19 [01:09]

유은혜 의원, “외국어고 교육과정‧진로 점검 절실”

서울‧경기‧인천 외고생 2015 수능서 전공어과 9.3%, 영어과 16.9% 타 과목 응시
조홍래 기자 | 입력 : 2015/09/19 [01:09]
외국어고에 재학하는 학생들 상당수가 자신들이 전공하는 외국어를 수능시험에서마저 외면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유은혜 의원(새정치민주연합, 고양 일산동구)이 교육부로부터 서울경기인천지역 외국어고 학생의 2외국어 수능 응시 현황 자료를 제출받아 사교육걱정없는세상과 공동으로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자신이 전공한 외국어가 아닌 다른 외국어 과목으로 수능시험을 보거나 아예 수능에서 2외국어 과목을 선택해 응시하지 않는 것으로 조사됐다.
2015학년도 수능에서 이와 같이 자신이 전공하지 않은 외국어 과목을 응시한 학생은 서울경기인천지역 외고 3학년 전공어과(중국어일본어스페인어러시아어독일어프랑스어 등) 학생 2826명 중에서 262(9.3%)이었으며 영어과(2외국어 부전공)1749명 중에 295(16.9%)인 것으로 밝혀졌다.
수능에서 제2외국어과목을 응시하지 않은 학생은 전공어과 9.3%, 영어과(2외국어 부전공)15.3%로 다른 외국어과목을 응시한 학생보다 더 높게 나타났다.
다른 외국어과목을 응시하는 인원은 중국어, 일본어, 스페인어, 프랑스어 등 전공어과는 2013학년도 9.3%에서 2014학년도에 4.0%로 줄었다가 2015학년도에는 다시 늘어났으며 영어과의 경우는 2013학년도 6.2%에서 꾸준히 늘어나고 있는 추세로 보인다.
유 의원은 특히 가장 문제가 되는 부분은 해당 외국어고에 개설되지도 않은 외국어과목을 학생들이 수능시험으로 보고 있다는 점이다. 다른 외국어과목을 수능시험으로 본다고 해도 해당학교에 개설돼 있는 외국어 과목은 학교의 학습지도를 받을 가능성이나마 존재하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학생 혼자 공부하거나 사교육에 의존해서 수능을 응시한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리며 서울경기인천지역 외고의 전공어과 학생들의 경우 2013학년도 221(6.5%), 2014학년도 112(3.8%), 2015학년도 250(8.8%)인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유 의원은 또 “2외국어 응시 현황에는 외고별 편차도 존재하고 있다. 경기도 A외고는 전공어과 학생들도 29.6%나 자신의 전공과목을 2015학년도 수능에서 응시하지 않았으며 2외국어를 부전공한 영어과는 무려 45.3%나 됐다고 강조한 뒤 서울에 소재한 B외고의 경우는 전공어과 학생은 14.1% 영어과 학생들은 36.6%나 자신이 전공한 과목이 아닌 과목을 수능에서 응시했다. 반면 서울에 소재한 C외고는 2015학년도 수능에서 전공어과는 3.5%, 영어과는 1.6%만이 전공외 외국어를 응시했으며, 외국어과목을 수능에서 보지 않은 학생도 전공어과 1.0%, 영어과 1.6%밖에 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유 의원이 밝힌 학교별 사례는 서울 D외고가 2013학년도 수능에서 스페인어를 전공하는 학생 73명 중 72명이 한문으로 시험을 봤으며 중국어를 전공하는 72명 학생 중에서 32명이 한문으로 시험을 봤다.
서울 E외고는 2015년 수능에서 독일어과 학생 31중에서 독일어로 수능을 본 학생은 19명이었으며 7명은 기초베트남어로 수능을 봤다.
또 중국어과 학생 93명 중에서 중국어로 수능을 본 학생들은 72명에 불과했으며 다른 외국어 과목으로 수능을 본 학생들은 기초베트남어 12, 아랍어 1, 일본어 1, 한문 2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스페인어과 학생 61명 중에서도 아랍어 2, 기초베트남어과 5명 등 다른 과목으로 응시한 학생들이 있었다.
이 학교에는 베트남어과나 아랍어는 개설되어 있지 않았지만 2015학년도 수능에서 4명은 아랍어, 28명은 기초베트남어로 시험을 봤다.
외고 학생들이 전공하지 않았지만 수능에서 많이 응시하는 외국어 과목도 편중돼 있었다.
프랑스어, 스페인어, 중국어, 일본어, 러시아어는 좀처럼 해당되지 않았다. 반면 기초베트남어는 갑자기 늘어 2015학년도에는 381명이나 됐으며 아랍어도 81명으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었다.
2013년까지는 148명으로 큰 비중을 차지했던 한문은 점차 선호도가 떨어지는 모양새다.
독일어 역시 2013년에는 67명의 외고생이 전공하지 않고도 수능에 응시했지만 2014년에 2, 2015년에 7명으로 크게 줄었다.
아랍어와 기초베트남어가 비교적 쉽고 응시인원이 많지 않아 수능에서 좋은 점수를 얻을 수 있다는 사실이 외고 학생들이 선호하는 이유로 꼽힌다.
유은혜 의원은 수능 점수 등을 고려한 점은 이해하겠지만 특수목적을 위한 외국어고 출신 학생 상당수가 자신이 전공한 외국어조차 응시하지 않거나 아예 외국어는 응시도 안한다면 외국어고의 존재 이유를 다시 생각해볼 수밖에 없는 문제라며 우리 사회에 필요한 외국어 인재를 양성하기 위한 교육 체제로서 외국어고의 교육과정과 진로 문제 등에 대해 교육당국에서 점검해봐야 할 시점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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