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인통신

화성시 봉담~송산간 고속도로, 길 잃나?!

공청회 ‘무산’, 벼랑 끝에 선 다윗 VS 골리앗, ‘양보 없다!’

이영애기자 | 기사입력 2016/04/29 [00:26]

화성시 봉담~송산간 고속도로, 길 잃나?!

공청회 ‘무산’, 벼랑 끝에 선 다윗 VS 골리앗, ‘양보 없다!’
이영애기자 | 입력 : 2016/04/29 [00:26]
22 비봉.jpg▲ 28일 오전 10시 경기도 화성시 비봉면사무소에서 진행키로 예정 됐던‘화성 봉담~송산’ 민자고속도로 공청회가 사업자측과 주민들의 마찰로 무산됐다. 다음 공청회 일정도 미지수다. (사진 조홍래 기자)

 
“3개 안 중 하나를 고르라는 통보식은 주민들의 의사를 무시한 탁상공론이다. 들어볼 것도 없다”
‘봉담~송산 고속도로 민간 투자사업 현장 영향평가 공청회’에 참석한 주민들의 성난 목소리다.
봉담~송산 사업단은 28일 오전 10시 경기도 화성시 비봉면사무소에서 현장 영향평가 공청회를 진행키로 했다.
이날 3층 대회의실에는 사업자 측인 박종필 이사와 이남철(봉담~송산 사업단) 단장, 이동훈 상무(도로설계), 심명호 소장(환경영향평가) 등 4명과 관계자, 주민 등 250여 명이 자리했다.
하지만 공청회 약속시간 전인 9시 50여분부터 예사롭지 않은 분위기가 감지됐다.
한 주민은 “자료조차 없이 진행되고 있다. 주민들을 바보로 안다. 더 이상 참여 하지 않고 퇴장한다”고 말했으며 신남동 대우 이안아파트에서 왔다는 한 주민은 “누구를 위한 공청회 인가  고속도로가 왜 하필 1854세대 주민들이 살고 있는 지역으로 지나가야 하는지 알 수가 없다. 먼저 1,2,3안을 설명해야 하지 않나. 변경 가능하다면 끝까지 듣겠다”고 말했다.
또 한 주민은 “웬만하면 들어보려 하는데 이건 충분한 동의 없이 일방적 통보성이다. 초안(스케치)부터 주민들이 들었어야 하는데 지금은 3개 안 중 하나를 고르라는 통보식이다. 주민들 입장이 전혀 반영이 안 되는데 들을 일이 없다”고 말했다.
비봉면 김재홍씨는 “이곳서 65년을 살았다. 왜 산으로 가면 될 것을 마을을 동강 내고...., 국토부 장관이 와야지. 김일성도 이렇게는 안 한다”며 “땅을 빼앗을 거냐  우리가 도장을 찍었나. 당신들이 여기 땅 한 평 있나  당신들이 땅 빼앗아가고 밥 먹여 줄 거냐” 라며 분을 이기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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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위기는 점점 험악해져 갔고 주민들의 분노에 찬 음성이 공청회장에 울려 퍼졌지만 사업단은 묵묵부답 자리만 지키고 있었다.
심지어 공청회에 대한 공식적인 입장을 밝혀 달라는 기자의 연이은 질문에도 사업단측은 ‘노코멘트’로 일관하며 황급한 퇴장을 준비 하느라 바빴다.
결국 이날 공청회는 애국가만 부른 채 시작 10여분 만에 파극으로 치달았으며 주민 한성익씨는 “정 지나가야 한다면 현지 상황을 보고 발품을 팔아서 주민들 이야기를 충분히 듣고 했으면 문제가 없었을 텐데 탁상공론으로 주민은 무시한 채 진행했기에 이런 문제가 생긴 것”이라고 말했다.
또다른 주민 한왕범씨는 “주민 입장을 공문으로 만들어 다른 소리를 못하도록 하겠다”며 “정식으로 공청회를 재요청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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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원주택 30세대가 살고 있는 에델하임의 한 주민은 “공기가 좋아 손주의 아토피 치료차 내려와 살고 있는데 주민들은 무시된 채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며 “채인석 화성시장과 서청원 국회의원실에도 민원을 제출했고 쓰러지도록 발로 뛰며 고생했는데 돌아오는 건 분노와 허탈감 뿐이다. ‘사람이 우선인 화성시’가 아니라 ‘소, 말이 우선인 화성시’라야 맞는다. 소나 말 보다 사람이 더 못한 대우를 받는다”고 분개했다.
주민들과 사업자측 감정의 골이 깊어감에 따라 다음 공청회가 언제 열릴지는 미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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