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단의 아픔 간직한 카멘 남 교수, 첫 한국 방문아버지는 고 남승범 김책공업종합대학 교수, 어머니는 예카테리나 불가 리아 소피아국립대 교수
남이 장군의 19대 후손이자 남승범 북한 김책공업종합대학교 전 교수의 아들인 카멘 남(Kamen Nam‧59) 불가리아 소피아국립대 교수(지리학 및 국가안보학)가 29일 방한했다. 29일 경기도에 따르면 카멘 남 교수는 30일 오전 9시부터 ‘315회 21세기 희망의 경기포럼’ 강사로 나서 ‘지리학자로서 본 불가리아 발칸 비경과 한국으로의 여정’에 대해 강의할 예정이다. 카멘 남 교수는 이날 한국인로서 발칸 산맥을 누비는 지리학과 교수의 이야기와 냉전과 분단의 아픔을 간직한 자신의 인생 여정 이야기 등을 소개할 것으로 알려졌다. 카멘 남 교수는 1989년 함경북도 청진에서 62세로 숨진 고 남승범 김책공업종합대학 교수와 불가리아인 예카테리나 소피아국립대 교수 사이에서 태어난 외아들이다. 카멘 남 교수의 방문은 지난 5월 불가리아를 방문한 남경필 경기도지사의 초청으로 이뤄졌다. 불가리아에서 카멘 남 교수를 만난 남 지사는 분단의 아픔을 간직한 카멘 남 교수의 가족사를 듣고 한국 방문을 제안했다. 카멘 남 교수의 아버지 남승범 교수는 한국전쟁 직후 불가리아에서 유학생활을 했다. 당시 북한은 부상당한 군인들을 요양과 교육 목적으로 여러 동유럽 공산국가들로 보냈는데, 남 교수도 그 중 한 사람이었다. 남승범 교수는 이곳에서 5년 동안 거주하면서 불가리아 정부 장학금으로 소피아대학교에서 공부를 했으며 부상 치료를 위해 다녔던 재활센터에서 예카테리나 씨와 만나 카멘 남 교수를 낳았다. 카멘 남 교수가 2살이 되던 1959년 남승범 교수는 귀국 명령이 떨어져 평양으로 복귀하게 됐으며 남 교수의 가족은 졸지에 이산가족이 됐다. 남편은 잃은 예카테리나 씨는 북한으로 가기 위해 한국어를 배우는 등 부단히 노력한 끝에 북한 주재 불가리아 대사관 비서직에 선발됐고 북한을 방문해 남편과 극적인 재회를 하게 됐다. 당시 카멘 남 교수는 너무 어려 불가리아 외할머니 댁에 맡겨졌었다. 어렵게 다시 만나게 된 남승범 교수 부부의 북한 생활은 순탄치 않았다. 부인이 외국인이라는 이유로 박해를 받았던 남승범 교수는 대학교수 자리까지 빼앗기는 등 고초를 겪게 됐다. 남편의 고통을 볼 수 없었던 예카테리나 씨는 2년 만에 홀로 불가리아 복귀를 결정했다. 불가리아로 돌아온 예카테리나 씨는 소피아대학 지리학과 교수가 됐고 북한 체류기간 동안 수집한 북한 지리에 관한 자료를 정리해 ‘코리아’란 제목의 책자를 집필하기도 했다. 카멘 남 교수는 아버지에 대한 기억은 없고, 헤어지기 직전 두 살 때 아버지와 찍은 사진만 소중히 간직하고 있다. 카멘 남 교수는 29일 오전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해 이복 여동생인 남율주 (가명) 씨(49)와 상봉하게 된다. 남율주 씨는 고 남승범 씨가 재혼해 낳은 1남 2녀 중 둘째로 2007년 남한에 정착했다. 이후 카멘 남 교수는 29일 오후 2시 화성시 비봉면 남전리에 있는 남이장군의 묘를 참배한다. 오는 9월 3일 불가리아로 돌아 갈 예정인 카멘 남 교수는 방한 기간 동안 DMZ, 임진각, 도라산 전망대, 판교테크노밸리, 화성행궁, 경복궁 등을 방문할 계획이다. <저작권자 ⓒ 경인통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
|
많이 본 기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