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인통신

송아지 설사 ‘벌침’으로 잡는다

봉독 접종 시 80% 이상 효과…‘친환경 설사치료제’ 가능성 확인

조홍래 기자 | 기사입력 2016/08/02 [08:50]

송아지 설사 ‘벌침’으로 잡는다

봉독 접종 시 80% 이상 효과…‘친환경 설사치료제’ 가능성 확인
조홍래 기자 | 입력 : 2016/08/02 [08:50]
벌의 생체 방어물질인 ‘봉독’이 송아지 설사 예방에 탁월한 효과를 발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관련 연구가 확대될 경우 항생제 남용이나 내성 문제가 해결될 것으로 보이며 무항생제 한우 생산을 위한 친환경 설사 치료제 개발도 가능케 된다.
충남도 축산기술연구소(소장 임승범)는 송아지 설사 예방과 면역력 증강 방안 연구의 일환으로 건조 봉독을 활용한 실험을 실시했다.
실험은 지난 2013년부터 최근까지 송아지 117마리를 뽑아 78마리에 건조 봉독을 접종한 뒤 3개월 동안 설사 발생 여부를 미 접종 39마리와 비교하는 방식으로 진행했다.
이 건조 봉독은 알레르기 유발 물질을 제거한 것으로, 송아지 1마리당 1회 2∼3㎎ 씩 3회에 걸쳐 접종했다.
실험 결과 건조 봉독 접종 78마리 중 설사가 발생한 송아지는 19.2%(15두)에 불과한 것으로 집계됐다.
반면 미 접종 송아지 설사 발생률은 61.5%(39두 중 24두)로, 건조 봉독이 송아지 설사 예방에 효과가 있음을 뒷받침했다.
주요 성분이 멜라틴인 봉독은 일반 항생제인 페니실린보다 살균·소염 효과가 1200배 가량 높다.
봉독은 특히 항생물질 잔류 문제가 없으며 관절염을 비롯한 염증성 질환, 세포 재생 및 면역 증강, 동물 질병 치료·예방 효능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건조 봉독 접종은 뿐만 아니라 비용 부담이 크지 않아 보급·활용이 용이할 것으로 기대된다.
건조 봉독 1g은 3만 마리의 벌이 들어 있는 50여개의 벌통에서 30분 간 전기 자극을 통해 채취한 액상 봉독을 정제해 얻을 수 있는 양으로, 가격은 40만∼50만 원이다.
송아지 1마리 당 1회 3㎎ 씩 3차례 접종할 경우 3600∼4500원가량 소요되는 셈이다.
설사병 송아지 치료를 위해 일반적으로 1회 당 1000원 정도인 항생제를 약 5~7차례 접종하는 점을 감안하면, 비용이 상대적으로 크지 않은 것이다.
봉독은 또 항생제 남용으로 인해 효과가 떨어지는 내성 문제도 없다.
도 축산기술연구소 관계자는 “송아지는 갓 태어나서부터 3개월까지 설사병이 많이 발생하는데 현재까지는 예방 방법이 별도로 없고 발생 후 치료를 해도 잘 낫지 않는 데다. 폐사하는 경우도 있다”며 “이런 점으로 볼 때 봉독은 안전 축산물 생산이 가능할 뿐만 아니라 사료 효율 개선과 방역비 등 가축질병 관리 비용까지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도 축산기술연구소는 앞으로 봉독 접종 실험 결과를 토대로 매뉴얼을 작성하고 농가에 보급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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