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인통신

화성시 8경 제암리, 말로만 거룩한 동네?

제암리 주민 “화장실, 외양간도 맘대로 못 짓게 해 주민들 괴로워”

이영애 기자 | 기사입력 2014/10/15 [13:34]

화성시 8경 제암리, 말로만 거룩한 동네?

제암리 주민 “화장실, 외양간도 맘대로 못 짓게 해 주민들 괴로워”
이영애 기자 | 입력 : 2014/10/15 [1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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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일만세운동에서 집들이 불타고 사람들이 죽었다. 지금은 유적지 만들어 놓고 30년 동안 화장실, 외양간도 맘대로 못 짓게 하면서 주민들을 괴롭게 한다”
경기도 화성시 제암리 주민들의 불만 섞인 말이다.
새정치민주연합 화성갑위원회(위원장 오일용)는 최근 제암리 마을회관에서 정책간담회를 열고 주민들의 불편사항들을 경청했다.
장안면, 봉담읍, 송산면 고정리에 이은 네 번째 민생정책투어다.
이날 주민들은 볼멘소리를 터트렸다.
제암리가 순국유적지가 된 것은 당연한 일이지만 유적지 지정 이후 주민들은 또 한 번 희생을 강요당한 셈이라는 것이다.
지난 1982년 제암리가 순국유적지로 지정되자 마을주민들은 집의 증축 등 모든 건축과 개발사업들이 문화재청의 별도 허가가 있어야 가능할 정도로 많은 제약을 받고 있다는 불평이다.
마을에서 6대째 살고 있다는 강모씨는 “옛날 제암리가 향남에서 가장 부자동네였고 학구열도 가장 높았다”며 “하지만 지금은 30여 년째 사유재산, 개발제한이 진행돼 주민들이 제암리 만세운동 이후 다시 한 번 희생을 강요당하고 있다”고 한탄했다.
또 다른 마을주민은 “제암리 유적지가 현재 상태로는 찾아오는 분들 십중팔구는 실망할 것”이라며 “지금 이 상태로는 화성시가 욕을 먹고 우리나라 전체로서도 부끄러운 일”이라고 말했다.
오일용 새정치민주연합 화성갑위원장은 “3.1절 행사 한번 한다고 우리의 혼이 지켜지는 것이 아니다”라며 “우리가 민족혼을 지키고 계승하려면 자라나는 아이들이 와서 배우고 갈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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