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보훈처, 80년 전 독립운동가들이 만든‘종이폭탄’을 아십니까?1942년 ‘한국혁명통일촉진회’가 미(美) 연방정부에 전달한 ‘대일 심리전 제안문건’ 최초 발굴·공개
해당 문건은 국가보훈처가 지난해 12월 미국 하와이대학교 한국학연구소에서 수집한 조지 맥아피 맥큔(George McAfee McCune) 문서 군에서 발굴한 것으로 ‘한국광복군의 대미 군사연대 제안 공식문서’에 이어 두 번째로 공개되는 희귀 독립운동 사료다. 한국독립당의 소장파 인사들을 중심으로 구성된 한국혁명통일촉진회는 미국 연방정부에 그들의 제안을 전달하기 위해 당시 임시정부 주미외교위원부의 위원장을 맡고 있던 ‘이승만 박사’에게 이 문건을 보냈다. 보훈처는 미국 국무부의 한국 전문가였던 맥큔의 문서 군에서 이 문건이 발견된 사실로 볼 때 촉진회의 의도대로 문건이 연방정부에 전달됐을 가능성이 크다. 5쪽 분량의 문건은 종이폭탄의 제작 이유와 예상 효과 등을 설명하며 연합국이 이를 효과적으로 사용해 줄 것을 요청하는 편지 형식의 자료와 한국어, 일본어, 베트남어, 미얀마어로 각각 작성된 선전물로 구성돼 있다. 이 자료는 태평양전쟁 발발 이후 미국을 중심으로 한 대일 공세가 치열하게 펼쳐지고 있는 가운데 독립운동가들이 구상한 심리전의 구체적 내용을 확인할 수 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각각의 선전물에서 촉진회는 △ 한국동포들에게는 3.1혁명정신을 부활시켜 조직적 대혁명을 일으킬 것 △일본군 병사들에게는 일본군벌을 타도하고 진실로 일본민중을 사랑할 것 △베트남과 미얀마인들에게는 인류와 세계의 평화를 위해 연합하여 항일전선을 구축할 것을 촉구했다. 촉진회는 이러한 심리전이 한국과 우방국의 시민들을 더욱 단결하게 하고, 일본 군인들에게 군국주의의 참혹성을 깨닫고 봉기하도록 하여 군사적 수단만큼이나 큰 효과를 가져다 줄 것이라 예상했다. 의열단을 연구한 김영범 교수(대구대학교)는 “독립운동가들이 심리전을 위해 만든 선전물의 실체가 드러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이 선전물이 1943년 8월 이후 미얀마 접경지역인 인도 임팔 지역에서 활동한 한국광복군 인면전구공작대에서 실제로 활용됐을 가능성이 농후하다”고 언급했다. 오영섭 교수(연세대학교 이승만연구원)는 "해당 문건이 국내에 처음으로 소개되는 자료로, 태평양전쟁 발발 이후 독립운동가들의 선전 활동을 보여주는 귀중한 자료”라고 평가했다. 국가보훈처는 “국외 독립운동 사료수집을 통해 역사적 의미가 큰 독립운동 관련 문건을 지속 발굴하고, 국내에 알려지지 않은 자료를 공개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저작권자 ⓒ 경인통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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