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마 덮친 한 가정 살리려 온 마을이 나섰다 ... 수원시 장안구 조원1동 다자녀가구 화재 발생 일주일 만에 일상 되찾아a:1:{i:0;s:73:"화재 발생 직후 임시주거시설, 생활물품 등 긴급 지원
";} [경인통신] “제 주위에 이렇게 따뜻한 이웃들이 살고 계신 줄 미처 몰랐습니다. 너무 큰 빚을 졌어요. 저도 이웃에게 조금씩 갚으면서 살겠습니다.”
A씨가 지난 7일 조원1동 행정복지센터 직원들과 전화로 대화하며 건넨 말이다. 지난달 갑작스러운 화재로 눈앞이 막막하던 A씨 가정을 가족처럼 도와준 데 대한 감사 인사다. 수원시 장안구 조원1동에서 온 마을이 나서 한 가정을 보살핀 사연이 화제다. 9개월 난 쌍둥이부터 6살, 9살까지 자녀 넷을 키우는 A씨 부부 집에 화마가 닥친 건 지난달 14일이었다. 부엌에서 기름으로 음식을 조리하다 자리를 비우고 깜빡한 게 화를 불렀다.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집안 대부분이 엉망이 되는 건 막을 수 없었다. 벽지와 장판은 타버렸고, 천장에서 터진 스프링클러 때문에 집안은 온통 물바다가 됐다. 당장 누워 쉴 곳도, 입을 것도, 먹을 것도 마땅치 않았다. A씨에겐 대출로 겨우 얻은 월세집 한 채 외엔 가진 게 없었다. 조원1동 행정복지센터 직원들이 먼저 나섰다. 우선 수원시청에 연락해 임시주거시설을 요청했다. 이어, 화재 조사가 끝나자마자 청소며, 가재도구 정리며, 실의에 빠진 여섯 식구의 임시 잠자리를 마련하기 위해 늦은 밤까지 기민하게 움직였다. 지역구 정영모 시의원도 시 차원의 지원을 위해 백방으로 뛰었다. A씨 가족이 장안구 정자2동에 있는 임시주거시설에 들어간 건 화재 발생 엿새 뒤인 20일이었다. 그럭저럭 숙소는 마련됐지만 생활하기엔 모든 게 부족했다. 갓난아기가 둘이나 있어 어려움이 더했다. 이번엔 조원1동 자유총연맹 회원들과 자원봉사자들이 달려왔다. 불탄 집에 남아있던 의류, 이불, 식기류 가운데 쓸 만한 것을 골라 포장하고, 주요 가전제품과 가구들까지 챙겨 임시주거시설로 옮겼다. 현장에서 손수 짐을 날랐던 김기범 조원1동장은 “갑작스러운 재앙에 A씨가 혹시라도 나쁜 생각을 하지나 않을까, 그게 제일 걱정이었다”며 “특히 실망한 아이들의 표정을 볼 때면 안타까움이 더 커졌다”고 말했다. 동네에 소식이 전해지자 지역 주민과 단체들의 정성이 물밀듯이 몰려들기 시작했다. 음식, 생필품을 비롯해 아이들에게 필요한 물건들까지 며칠 새 모여든 물품과 성금이 500만원 상당이었다. 주민들이 봉사로 흘린 땀은 돈으로 헤아릴 수도 없다. 조원1동 주민과 단체들은 갓난아기를 위한 분유와 젖병부터 반찬·컵밥·라면·쌀 등 식료품, 물티슈·키친타올 등 생활용품, 공책·색연필·크레파스 등 학용품까지 꼼꼼히 챙겨왔다. 주민들은 연기 냄새가 잔뜩 밴 이불을 빠는 일도 마다하지 않았다. 굿피플 등 자선단체에서는 33만원 상당의 음식물과 영양제를, 수원시 휴먼서비스센터에서는 아이들 책가방과 신발주머니, 분유 등 100만원 상당의 물품을 보내왔다. 경상북도 경주에 있던 한 독지가는 지인에게 소식을 전해 듣고 곧바로 성금 100만원을 쾌척했다. 임시주거시설이지만 A씨 가족이 일상을 되찾는 데 1주일이면 충분했다. 화재 발생 9일 만인 지난달 23일엔 A씨 둘째 자녀의 유치원 수료 축하 파티도 열렸다. 주민들이 꽃다발과 통닭 2마리를 어김없이 챙겨 보냈고, 여섯 식구는 모처럼 만에 웃음을 되찾았다. A씨 가족은 이달 20일께 본래 집으로 돌아갈 예정이다. 처음 예상보다 한 달가량 빠른 일정이다. A씨는 “모든 게 우리 이웃들께서 도와주신 덕분”이라고 말한다. 김기범 조원1동장은 “지금도 후원물품이 속속 모이고 있다”며 “한 가정을 살리는 데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행동으로 보여주신 우리 주민들께 감사와 존경의 마음을 전한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경인통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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