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인통신

'정조효심', 서울에서 화성까지 이어져

지난 8일, 서울 창덕궁에서 시작돼 화성시 사도세자가 잠자고 있는 융릉까지 59.2㎞ 중 43.3㎞ 재현돼

이순희 | 기사입력 2023/10/10 [09:57]

'정조효심', 서울에서 화성까지 이어져

지난 8일, 서울 창덕궁에서 시작돼 화성시 사도세자가 잠자고 있는 융릉까지 59.2㎞ 중 43.3㎞ 재현돼
이순희 | 입력 : 2023/10/10 [09:57]

▲ 9일 ‘정조대왕 능행차’ 행렬이 안양역 앞에서 시민들과 함께하고 있다. (사진 / 이순희 기자)    

 

[경인통신=이순희 조현민 기자] 전하~, ~~~...”, “처리해 주어라. 쌀을 주어라정조대왕이 어머니 회갑연을 위해 나선 원행길에서 백성들의 목 놓아 외치는 하소연에 바로 응답해 준 대화다.

 

정조대왕이 즉위 20년 되던 해인 1795년 을묘년 어머니 혜경궁 홍씨 회갑연을 위해 떠났던 원행(조선시대 왕이 부모님의 산소에 행차하는 것)을 재현하는 '정조대왕 능행차' 행렬이 진행됐다.

 

지난 8일 오전 서울 창덕궁에서 시작돼 다음 날인 9일 오후 화성시 사도세자가 잠자고 있는 융릉까지 59.243.3를 재현하는 '2023 정조대왕 능행차 공동재현'2일에 걸쳐 진행됐다.

 

첫날인 8일 오전 1020분 창덕궁 돈화문을 출발한 능행차 행렬은 종각역을 지나 광화문 광장 북측까지 2.5km를 재현한 뒤 노들섬 하부에서 노들섬 상부 잔디마당 상설무대까지 0.9km를 재현하는 배다리 행렬이 이어졌다.

 

오후 5시 금천구청 입구 삼거리에서 시흥5동 주민센터까지 이어진 강남행렬은 1.1km를 재현하며 서울구간을 마무리했다.

 

이날 서울 구간은 200명의 행렬단이 말 20필과 함께 일부 구간씩 나눠서 이동했다.


둘째 날인 9일 진행된 행렬은 오전 9시 금천구청에서 말 18마리로 시작해 경기권인 안양시 석수체육공원에서 행렬을 완성한 후, 안양역에서 공연과 함께 재현한 뒤 엘에스로 입구까지 9.8km를 안양 구간을 이동했다.

 

 

이날 오전 안양역 주변에는 주말을 맞은 시민들이 왕을 맞이하기 위해 모여들기 시작했다.

 

드디어 반가운 파발마가 왕이 도착했음을 알렸고 총리대신 채제공을 선두로 웅장한 취타대 행렬이 시선을 빼앗았다.

 

정조대왕이 도착하자 간절한 목소리의 백성들이 전하~, ~~~...”를 외치며 억울함을 호소했고, 정조대왕은 해결해 주겠노라. 쌀을 주어라등 백성들의 격정을 그 자리에서 명쾌하게 해결해 줬다.

 

정조대왕은 실제로 대궐 밖으로 나가 백성들의 격쟁을 3000건이나 처리했다고 전해지고 있다.

이어 행렬은 152명이 말 18필과 함께 의왕기아자동차, 의왕시청을 지나 노송지대로 이어지며 의왕구간으로 계속됐다.

 

이날 기아자동차 의왕지점 앞 행사장에서는 12시부터 30분간 의왕문화원에서 재구성한 의왕농악 사물판굿과 모듬북·사자가 태평성대를 알리는 공연을 진행하고, 능행차 행렬을 맞이하는정조맞이 행사와 격쟁(왕의 거동 중에 징이나 꽹과리를 쳐서 억울함을 하소연), ‘자객대적공방전등 상황극이 펼쳐져 시민들에게 볼거리를 제공했다.

 

 

수원종합운동장에서 바통을 이어받은 수원구간 행렬은 장안문->여민각 앞·행궁광장-> 연무대까지 이어졌다.

 

이중 노송지대~수원종합운동장~행궁광장에서는 정조대왕이 말에서 내려 이동하면 신하들이 정조를 맞는 총리대신 정조맞이행사가 재현됐으며, 도립무용단의 사전공연, 전통놀이 길마재’, 의장대 공연, 풍물놀이, 군문의식, 대북 퍼포먼스가 인파를 끌어모았다.

 

▲ 능행차 화성구간에 새롭게 도입된 ‘퍼레이드카’가 눈길을 끌고 있다.    

 

성구간(6.5) 행렬은 참가자 500명이 말 70필과 대황교동을 출발했으며, 안녕초등학교에서는 시민행렬단인 유생행렬단 250명이 합류해 피날레를 장식했다.

 

이후 정조효공원에서는 정명근 화성시장이 화성유수로 변신해 정조대왕을 맞는 화성유수 정조맞이가 진행됐다.

 

이번 능행차 화성구간은 새롭게 도입된 퍼레이드카가 행렬단과 함께해 눈길을 끌었다.

경기지역 재현에는 행사 참가자 3750명이 말 243필과 함께 안양에서 의왕, 수원, 화성시 사도세자의 묘인 융릉까지 이르는 전 구간을 재현했다.

 

이에 앞서 화성시는 지난 7일 저녁 정조가 선정한 천하명당 화산으로 아버지 사도세자의 능을 옮기는 과정인 현륭원 천원재현을 당시 고증에 맞춰 야간에 펼쳐졌으며, 이어 야간 LED 퍼포먼스를 가미한 주제공연이 연계돼 볼거리를 제공했다.

 

시는 또 조선의 국장 중 16번째 절차인 사위의식(국왕 장례 중 진행되는 국왕 즉위식)을 극 형태로 표현한 특별프로그램을 통해 왕으로 즉위하자마자 나는 사도세자의 아들이다!”라고 말해 정적(政敵)들의 간담을 서늘하게 한 정조의 즉위의식을 우리나라 최초로 재현해 박수를 받았다.

 

 

  • 도배방지 이미지

기획/특집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