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인통신

이재정 경기교육감, 세월호 참사 2년 기억식 참석

기억을 넘어 희망을, 아픔을 넘어 변화 만들 것

이영애기자 | 기사입력 2016/04/16 [21:45]

이재정 경기교육감, 세월호 참사 2년 기억식 참석

기억을 넘어 희망을, 아픔을 넘어 변화 만들 것
이영애기자 | 입력 : 2016/04/16 [2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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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정 경기도교육감은
16일 오전 안산 정부합동분향소에서 열린 세월호 참사 2년 기억식에 참석해 희생자들을 애도했다.
이 교육감은 추모사를 통해 말할 수 없는 먹먹한 가슴으로 교육자로서의 책임을 다하지 못했다는 아픔과 죄책감을 씻을 수가 없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희생자들의 아름다운 희생이 새로운 힘이 돼 학생 하나하나를 교육의 중심에 세우고 혁신교육과 마을교육공동체를 통해 대한민국을 올바르게 세우겠다고 다짐했다.
이 교육감은 희생자들을 위한 새로운 보금자리로 4·16민주시민교육관을 마련할 것 4·16단원장학재단과 4·16교육체제를 제대로 운영할 것 교육청 안에 희생자들을 기억하는 작은 공원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이 교육감은 기억을 넘어 희망을 만들고 아픔을 넘어 변화를 만들겠고, 진실을 기억하는 봄을 맞이할 때마다 당신들을 느끼며 잊지 않겠다면서 추모사를 마무리했다.
 
추 모 사
 
아직도 그 날 진도 앞바다 세월호 안에서
당신들이 울부짖던 그 소리가 생생한데,
가족들이 단 한사람이라도 구조해달라고
피눈물 나는 호소를 하면서 밤을 지새웠는데,
온 국민이 함께 눈물 흘리며 두려움 속에
구조소식만 기다리며 안타까움으로 몸을 떨었는데,
 
오늘 우리는 말할 수 없는 먹먹한 가슴으로
4.16 세월호 참사 2주기를 맞이하고 있습니다.
 
돌이켜 보면 지난 2년은
사랑하는 250명의 학생과
존경하는 11분의 선생님을 지켜드리지 못하였고,
구조하지도 못했던 깊은 자책감과
겉잡을 수 없는 슬픔에서 헤어나지 못한 시간이었습니다.
세월호와 함께 침몰하는 대한민국을 보며
시시때때로 끓어오르던 분노와 원한은
지금까지도 사그라지지 않고 있습니다.
 
우리는 아직도 왜 세월호가 그렇게 침몰할 수밖에 없었는지
그 진실을 밝혀내지 못했습니다.
우리는 아직도 왜 정부가 당신들을 눈앞에 두고
구조를 할 수 없었는지 그 진실을 밝혀내지 못했습니다.
세월호를 인양하지 못한 채 배 안에 갇힌 당신들을
가족의 품으로 안겨드리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온 몸이 아픕니다.
교육자로서의 책임을 다하지 못했다는 성찰을 하고 또 해도
그 아픔과 죄책감을 씻을 수가 없습니다.
그리고 각오를 단단히 하고
4.16이전과 이후의 교육은 근본적으로 변화해야 한다는
절절한 요구를 제대로 이루어내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지금 당신들 앞에 서는 것조차
부끄럽고 한없는 책임감을 느낍니다.
이제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당신들에게 무엇을 해야 이 역사의 잘못을 씻을 수 있을까요.
 
지금 우리는 슬픔과 고통, 분노와 절망을 넘어
당신들이 남겨 놓은 희망과 꿈의 소리를 듣습니다.
당신들의 모습을 다시 그리면서 당신들의 이야기를 읽으면서
당신들의 웃음소리를 다시 기억해 봅니다.
 
오늘 우리는 다짐합니다.
 
당신들의 그 아름다운 희생이 새로운 힘이 되어
학생 하나하나를 교육의 중심에 세우겠습니다.
누구나 당당하게 자신의 세계를 누릴 수 있는
행복한 학교, 민주적인 학교를 만들어 가겠습니다.
안전한 학교, 평화로운 학교, 건강하고 즐거운 학교
그런 학교를 만들어 당신들의 꿈을 이어가겠습니다.
경기교육이 혁신학교, 혁신공감학교의 혁신교육을 통하여
그리고 마을교육공동체와 꿈의학교를 통하여
대한민국을 올바르게 세우겠습니다.
 
그리고 약속합니다.
 
세월호의 진실이 밝혀질 때까지
우리 모두가 힘을 모으고 함께 하겠습니다.
 
당신들이 남겨 놓은 단원고등학교를
당신들의 그 꿈을 담은
더 좋은 아름다운 학교로 만들어 가겠습니다.
당신들을 위한 새로운 보금자리로
416민주시민교육관을 마련하겠습니다.
416단원장학재단도, 416교육체제도 제대로 운영하겠습니다.
당신들의 이야기를 담은 약전도 우리가 마음에 담겠습니다.
경기도교육청 안에 당신들을 기억하는 작은 공원도 만들겠습니다.
그리고 기억을 넘어 희망을 만들 것입니다.
아픔을 넘어 변화를 만들 것입니다.
 
진실을 기억하는 봄을 맞이할 때마다
가슴 깊은 곳에서 당신들을 느끼면서 잊지 않겠습니다.
시대의 스승이신 신영복 교수님의 말씀을
당신들에게 바치면서 영원한 평화를 기원합니다.
 
네 손은 내가 잡고 내 손은 제가 잡고
새 하늘 바람 되어 이 땅의 꽃이 되어
바람이 되어 새날을 열고 꽃이 되어 이 땅을 지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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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교육감 이 재 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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